울트라 마라톤 - 김종원,김명인 부부 > 좋은글모음

본문 바로가기

좋은글모음

울트라 마라톤 - 김종원,김명인 부부

페이지 정보

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35회 작성일 2005-06-03 09:05

본문

sub04_02.jpg
sub04_05.jpg
sub04_06.jpg

늦은 봄날 오후의 쏟아지는 잠처럼 일상이 나른하다고 느껴질 무렵, 시설 운영부 김종원 반장부부의 남다른 삶의 모습을 배우기 위해 복잡한 주말 오후 고속도로를 달려 장유로 향했다.

100km를 부부가 함께 달렸다 해서 흔히 말하는 ‘철인’정도로 생각하고 약간은 두려운 마음으로 현관을 들어섰는데 수줍은 미소의 딸 혜령씨 뒤로 두 분의 활기찬 모습이 보였다. 기(氣)가 다르다. 들어서는 순간 집안 전체를 감고 도는 알 수 없는 기의 흐름이 손 끝을 타고 내 온몸의 두드림을 느꼈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리듬을 타고, 때로는 숨을 고르면서 마라톤을 뛰는 것처럼 이야기를 풀어 놓는데 나도 함께 그 힘들고 기나긴 길을 같이 뛰는 것처럼 심장이 떨려왔다. 아들이 입대하는 날, 입대하는 그 곳 춘천에서 아들의 힘든 군생활에 힘이 되고 싶어 부부가 마라톤 대회에 처음으로 참가했다고 한다.두렵고 낯선 군생활을 시작하려는 아들에게 이들 부부의 남다른 애정이 그대로 전해졌음은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 후로 계속 이어진 부부의 마라톤 사랑은 지난 전주 울트라 마라톤까지 이어졌다.

웰빙 바람이 거센 지금, 건강과 함께 가족의 사랑도 일구어 가는 진정한 참살이를 하고 있는 이 가정의 현명함이 부러웠다. 김종원 반장 부부가 참가한 이번 전주 울트라 마라톤은 풀코스보다 무려 2.5배나 긴 100km를 15시간 내에 완주해야 기록이 인정되는데, 달리는 사람이 직접 물과 음식이 든 베낭을 메고 달리는 경기로 여느 마라톤처럼 옆에서 도와주거나 음식물을 주면 바로 실격처리가 된다고 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아마추어들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하는데 4시간정도 걸리니까 그 두 배 정도인 8~9시간이면 충분하지 않겠나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100km를 달리기 위해 부부가 준비하고 노력하고 훈련하는 과정은 서로에 대한 애정과 마라톤에 대한 열정으로만 가능한 것이었다.

저녁에 레이스를 출발하여 환한 달빛을 받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 머나먼 길을 나서는 사람처럼 묵묵히 앞을 향해 달려가는 부부의 모습을 그려 본다. 눈앞에 보이는 사물들이 땀으로 고통으로 흐릿해진다. 아직 꽃샘추위가 남은 4월의 싸늘한 바람이 온 몸을 휘감을 때, 주위 사람들의 모습도 또렷이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지친 가운데서도 아들의 목소리가, 딸의 얼굴이, 그리고 남편의 숨소리, 아내의 눈물 어린 두 눈을 보면서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했으리라… “당연히 또 도전을 준비하고 있지요…” 부부가 함께 달리는 모습을 담은 사진 아래에 가지런히 걸려 있는 셀 수 없는 메달을 배경으로 부인 김명인씨는 다짐을 하듯 말한다.

기(氣)가 다르다. 들어서는 순간 집안 전체를 감고 도는 알 수 없는 기의 흐름이 손 끝을 타고 내 온몸의 두드림을 느꼈다 복잡한 장유시내를 시원스레 내려다 보면서 이 가정, 누구보다 인생을 치열하게 힘있게 살아가는 구나… 여전히 일상을 힘들게 질주하는 우리들에게, 부부는 인생의 완주자가 되어보라고 힘과 용기를 주고 있었다.

 

글 이은경★주부모니터 사진 김동욱★홍보팀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좋은글모음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150 차돌이 1223 2005-08-27
149 차돌이 1151 2005-08-27
148 차돌이 1150 2005-08-27
147 관리자 1346 2005-08-25
146 차돌이 1246 2005-08-01
145 차돌이 1151 2005-08-01
144 차돌이 983 2005-07-03
143 차돌이 991 2005-07-03
142 차돌이 607 2005-07-03
141 차돌이 1102 2005-07-03
140 나그네 1012 2005-06-22
139 관리자 1049 2005-06-11
138 관리자 1019 2005-06-08
137 김 철순 996 2005-06-03
136 관리자 1036 2005-06-03
135 관리자 1011 2005-05-31
게시물 검색

  • 두산중공업 퇴직자 정보공유 홈페이지   이메일 : lukakim@naver.com
  • Copyright ⓒ 두산중공업 퇴직자 정보공유 홈페이지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