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엔 그림으로 웰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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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326회 작성일 2004-09-03 16:34본문
가을을 너무도 사랑했던 철학자 니체는 일편단심 가을사랑을 증명하듯 생일을 가을로 바꾼 후 자랑 삼아 말하곤 했다. “나는 가을에 태어났다.” 가을을 열렬히 사모하는 사람이 어찌 니체 뿐이랴. 시인 릴케 역시 풍요의 계절 가을을 찬미한 보석 같은 시들을 남겼다. “주여 가을이 왔습니다. 지난 여름은 참으로 위대했습니다. 해시계 위에 당신의 그림자를 없으시고 들에는 소슬한 바람을 풀어 놓으십시오 과수원의 풋과실이 넉넉히 결실을 맺게 하시고 이틀만 더 남국의 햇볕을 베풀어 주십시오 실과는 토실한 살이 오르고 한 해 동안 모은 감미로 향기로운 포도주를 빚게 되오리다.” 굳이 릴케의 시가 아니라도 9월이 되면 자연은 가장 공들여 땅을 일구며 가꾼 일등 농사꾼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I 눈에 띄게 원기를 회복한 하늘과 대지를 보라. 황금 빛 햇살은 곡식을 살찌우고 서늘해진 바람은 매 순간 달콤한 수액을 과육 속에 수혈하지 않던가. 이 수확의 계절 9월을 햇과일과 곡식으로 장식한 인물화에 절묘하게 비유한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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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초 신성로마제국 황제 ‘로돌프 2세’의 궁정화가로 이름을 떨쳤던 ‘아르침불도’의 사계 연작 중 가을이다. 초상화와 정물화를 결합시킨 변종 초상호를 창안한 아르침볼도는 1527년생이라는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기상천외하고 창의적이며 현대적인 그림을 그렸다. 지금 보는 그림은 미술사를 통틀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 기발함으로 명성을 떨친 화가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걸작이다. 한 남자의 옆얼굴이 보인다. 그런데 인물의 이목구비가 놀랍게도 온갖 가을과일과 야채, 곡식으로 구성되었다. 가까이 보면 제철 식물이지만 조금 떨어져 보면 마술처럼 초상화로 변모한다. 그림한 점에 다른 두 장르의 그림, 즉 정물화와 초상화를 융합시킨 것이다.
인물의 머리는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와 포도 잎 탐스런 호박으로 장식 했으며 귀는 버섯, 턱수염은 수수, 입은 이제 막 껍질에서 터져 나오는 가시 돋친 밤송이로 표현했다. 반면 상반신은 참LI무 포도주통 옷을 입 혔다. 결실의 계절 가을을 상징하는 과일과 곡식으로 깜짝 변모한 초상화 모델은 과연 누구일까? 놀랍게도 당시 신성로마제국을 쥐락펴락하는 루돌프 2세가 모델을 섰El. 절대권력의 상징인 황제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예술 애호가였던 황제는 지엄한 군주의 얼굴을 가을식물로 성형한 화가의 불경을 되레 치하하고 아이처럼 기뻐했다. 아르침볼도가 이토록 이색적인 초상화를 제작한 의도가 지배자인 황제의 선정을 널리 알리고 숭배하기 위한 목적임을 알았기 때문이El, 그림은 창조주처럼 신성한 존재인 황제가 슬기롭게 통치를 하면 세상은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만물은 풍요로워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LI 아울러 사계는 인생의 4단계를 뜻한다‘봄은 유년이요, 여름은 정년, 가을은 장년이며 겨울은 노년이다. 자연의 리듬에 따라 순환하는 계절처럼 인생을 통찰하며 살라는 뜻이다.. 한없이 익살스러우면서 진지하여 숨은 그림 기처럼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물초상해 덕분에 자연의 이치와 인생을 비유해 곱씹는 재미와 천재의 번뜩이는 재능을 뇌와 가슴에 이식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하여 웰빙중 으뜸은 명화감상이라고 하던가.·
글을 쓴 이명옥은 최근 미술계에서 가장주목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El. OH번 참신한 기획전으로 화제를 낳는 사비나미술관장으로서 미술의 대중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국민대학교미술학부교수로도 바쁘게 활동중이El. 그녀의 열정적인 미술론과독창적인 상상력을 좀더 깊숙이 접해보고 싶다면 〈맘므따탈〉, 〈미술에 대해 알고싶은것들〉등의 저서를 읽어보도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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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세기 초 신성로마제국 황제 ‘로돌프 2세’의 궁정화가로 이름을 떨쳤던 ‘아르침불도’의 사계 연작 중 가을이다. 초상화와 정물화를 결합시킨 변종 초상호를 창안한 아르침볼도는 1527년생이라는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기상천외하고 창의적이며 현대적인 그림을 그렸다. 지금 보는 그림은 미술사를 통틀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 기발함으로 명성을 떨친 화가의 천재성이 돋보이는 걸작이다. 한 남자의 옆얼굴이 보인다. 그런데 인물의 이목구비가 놀랍게도 온갖 가을과일과 야채, 곡식으로 구성되었다. 가까이 보면 제철 식물이지만 조금 떨어져 보면 마술처럼 초상화로 변모한다. 그림한 점에 다른 두 장르의 그림, 즉 정물화와 초상화를 융합시킨 것이다.
인물의 머리는 알알이 익은 포도송이와 포도 잎 탐스런 호박으로 장식 했으며 귀는 버섯, 턱수염은 수수, 입은 이제 막 껍질에서 터져 나오는 가시 돋친 밤송이로 표현했다. 반면 상반신은 참LI무 포도주통 옷을 입 혔다. 결실의 계절 가을을 상징하는 과일과 곡식으로 깜짝 변모한 초상화 모델은 과연 누구일까? 놀랍게도 당시 신성로마제국을 쥐락펴락하는 루돌프 2세가 모델을 섰El. 절대권력의 상징인 황제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예술 애호가였던 황제는 지엄한 군주의 얼굴을 가을식물로 성형한 화가의 불경을 되레 치하하고 아이처럼 기뻐했다. 아르침볼도가 이토록 이색적인 초상화를 제작한 의도가 지배자인 황제의 선정을 널리 알리고 숭배하기 위한 목적임을 알았기 때문이El, 그림은 창조주처럼 신성한 존재인 황제가 슬기롭게 통치를 하면 세상은 질서와 조화를 이루고 만물은 풍요로워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LI 아울러 사계는 인생의 4단계를 뜻한다‘봄은 유년이요, 여름은 정년, 가을은 장년이며 겨울은 노년이다. 자연의 리듬에 따라 순환하는 계절처럼 인생을 통찰하며 살라는 뜻이다.. 한없이 익살스러우면서 진지하여 숨은 그림 기처럼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정물초상해 덕분에 자연의 이치와 인생을 비유해 곱씹는 재미와 천재의 번뜩이는 재능을 뇌와 가슴에 이식하는 행운을 얻게 되었다. 하여 웰빙중 으뜸은 명화감상이라고 하던가.·
글을 쓴 이명옥은 최근 미술계에서 가장주목받는 인물 중 한 사람이El. OH번 참신한 기획전으로 화제를 낳는 사비나미술관장으로서 미술의 대중화를 주도하고 있으며, 국민대학교미술학부교수로도 바쁘게 활동중이El. 그녀의 열정적인 미술론과독창적인 상상력을 좀더 깊숙이 접해보고 싶다면 〈맘므따탈〉, 〈미술에 대해 알고싶은것들〉등의 저서를 읽어보도록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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